24회 대진대학교 편 - 삶의 질을 위한 21세기의 리더십 조건
2014-09-29 16:20:33 , 1723 조회
written by 4월회
삶의 질을 위한 21세기의 리더십 조건
일 시 : 2012. 10. 30(화) 14:00~16:00
장 소 : 대진대학교
강 연 : 정우일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주 제 : 삶의 질을 위한 21세기의 리더십 조건
4·19혁명에 대한 저의 기억은 생생합니다. 그 당시 저는 혜화동에 있던 보성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교내 밖에서 백차의 안테나에 피 묻은 옷을 걸치고 학교를 돌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생들은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엔 전교학생들이 집합했습니다. 누군가가 저보고 단상에 올라가라고 외쳤습니다.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학교 건물의 3층 유리창 밖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을지로로 진격하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학교 교문이 잠겨있습니다. 그때 나는 “부셔”하고 소리치면서 우린 열을 져서 진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총탄이 마구 날리고 무장경관들이 시민들을 체포하는 살벌한 분위기에 을지로 입구까지 당도한 학생은 저를 포함해서 3명이었습니다. 전쟁터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날엔 종로5가에 있는 동대문 경찰서를 폭파한다고 진두지휘를 하였는데 학생들은 다 없어지고 구두 닦는 통을 맨 젊은이들이 저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기관총을 어찌나 쏘던지 경찰서 점거를 실패한 기억이 납니다. 사실 4∙19혁명이 일어나던 그 당시는 여러분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가난했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보다 못살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1년에 거의 한번 설날 전에 목욕을 했고, 보통 산다고 하는 집에서도 불고기는 1년에 한 다섯 점정도 먹었을 것이고, 계란은 잘 사먹기 어려운 보약이었던 시절입니다. 물론 TV나 냉장고를 가지고 있는 집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당시 서울 인구가 350만 명이었는데 그 중 약 30만 명이 겨우 밥을 먹을 정도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업을 구하기 어려웠던 때였습니다. 워낙 직업도 많지 않았습니다. 삼성은 미원을 팔았고, 현대는 없었고, 공무원도 거의 뽑지 않았고, 신문사 경쟁률은 700:1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못살긴 해도 젊은이들의 꿈은 컸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부패하고, 사정이 암담하여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하여 무엇인가 해보려는 마음이 가득했던 때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이 4∙19혁명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우리가 자라던 시절 당시 청소년들에게 “이다음 커서 무엇이 될래?” 하고 물으면 거의 대통령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지만 조국을 혼란에서 구하겠다는 애국충정에서 우러나왔을 것으로 기억합니다.
196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지금은 무척 잘 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놀랄 정도로 경제발전을 눈부시게 이루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발전이 4∙19혁명의 덕, 그리고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교육열 덕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덕에 우리나라가 발전한 것이라고 봅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 당시 보다 삶의 형편은 나아졌지만 그 이외 우리나라가 그리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4∙19혁명의 꿈이 절반정도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4∙19혁명의 목적을 완성하기 위해 큰 꿈을 꾸십시오.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이룰 것도 없습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되는 대로 삽니다. 큰 꿈을 가지면 인간은 결코 타락하지 않습니다. 높은 산을 목표로 힘이 닿는 한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오늘 날 우리의 젊은 세대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꿈을 가져야 합니다. 꿈이 없는 민족은 죽은 민족입니다. 그 세대에 꿈이 달성되지 않으면 그 다음 세대로 이어가면 됩니다. 꿈은 비전입니다.
요즘 우리 학생들의 꿈이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정년을 할 때 학생들이 꿈을 갖도록 교수님들에게 부탁했었습니다. 못살았지만 4∙19당시 우리는 패기가 있었습니다. 이 나라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을 꿀 때 불원간 여러분은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를 더 나은 삶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4∙19정신을 완성하기 위해 한 번 더 도약해야 됩니다. 1등만이 살아남는 21세기에 1차, 2차 산업은 중국에 빼앗기고 3차 산업은 일본에 뒤지고 있어 한 기업 CEO가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아갈지 암담하다고 한말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4∙19혁명은 우리사회의 타락한 물질만능의 정신문화를 말끔히 씻어내야 완성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당당히 진입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재물도 아니며, 배경도 아니고 요령도 아닙니다. 오직 미래를 향한 꿈입니다. 꿈은 비전입니다. 비전은 21세기의 위대한 리더십의 비밀입니다.
단호히 말하건대 리더십을 연구하지 않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과 민족은 쇠퇴한다고 확신합니다. 내로라하는 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4∙19혁명의 꿈은 많은 숙제를 남겼으나 리더십 교육을 통해 완성되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은 원대한 꿈을 꾸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서리가 내리고 있습니다. 서리가 내릴 때 겨울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아주 불리한 상황이기에 한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형편입니다.
경제학자인 Lawrence Summers는 2001년 10월 하버드 대학총장 취임연설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새로운 세기에는 미래의 리더십을 교육하고 새로운 사상을 개발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이분은 왜 이러한 말을 했을까요? 이 말의 뜻을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여러분은 21세기에 당당히 살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말을 이해하는 위정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의심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리더십 교육을 시작하고 있지만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이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과거와 현재는 없고 미래의 불확실성만이 존재하는데 서둘러서 21세기의 리더십 교육을 해야 합니다. 국가나 조직들이 현실에 안주하다 멸망하는 예를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관심을 주어야 하는 것은 신속하게 변화하는 21세기에 10년은 고사하고 5년이라도 앞을 내다보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어디로 국민을 이끌어 갈지 방향을 알 리가 없을 것이며 쇠락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리더는 높은 곳에 있으니 멀리 볼 수 있고, 부하는 낮은 곳에 있으니 앞의 것만 봅니다. 조직의 리더는 책임감이 있어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직원들은 자신의 안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분보장이 된 공무원 조직은 말할 것 없이 조직의 비전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를 흔히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은 달라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무역에 의존하여 살수밖에 없으며 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는 불안스럽게 변하면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여러분이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위정자들에게 미래 우리국민이 안전하게 살 비전을 제시하라고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미래를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자가 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미래를 말하는 위정자들의 비전을 들은 일도 별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오늘날 대통령 후보들도 이 나라의 장래 비전에 대해 말하는 후보들도 없습니다. 이것은 이 나라의 불행입니다. 저는 정년을 하면서 미래를 생각하는 습성이 생겼습니다. 나의 나라, 나의 가족, 나의 미래 등을 생각 합니다. 그러면 미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도 해보십시오. 이러한 미래를 생각하는 습성은 21세기에 생존하는데 필요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의 리더십은 완연히 다릅니다. 지난 세기는 변화가 신속하게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력이 있어 관리만 잘하면 되었지만 변화가 신속한 21세기는 불확실성에 직면하여 신속한 반응과 해결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황량한 바다위에 배가 떠 있습니다. 그러나 배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는 어딘지 누군가 알아야 합니다. 그가 바로 리더이고 목적지는 비전입니다.
21세기 리더의 부담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거의 주어지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을 수 있어 상상 속에서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여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십 자질 혹은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은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안보 그리고 건전한 정신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비전을 만들기 위해선 깊이 사고하고 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경험으로부터 학습하는 명수들 입니다. 학습은 리더의 필수적인 연로, 끊임없이 새로운 이해와 생각, 새로운 도전의 불꽃을 일으키고 그 상태를 유지시키는 에너지원 입니다. 학습은 오늘날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복잡한 환경에서는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특히 청취는 남의 지혜를 배우는 좋은 학습방법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 권위주의 문화 때문인지 토론문화가 발전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우리에게 윗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문화, 말대꾸하지 않는 문화 이것이 우리의 문화이며 사회화되어 있습니다. 수업에서도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토론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서로 들어가면서 더 좋은 대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토론 문화가 성숙되어야만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른 사람의 발언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듣지 않고 토론은 이루어 질 순 없습니다. 타협 또한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타협을 잘하는 민족은 정치를 잘하는 민족입니다. 정치는 타협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듣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지혜를 배울 수 없습니다. 타협하지 않으면 결국 몸싸움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국회를 보면 왜 민주주의가 이루어 질 수 없는지 이해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4∙19혁명이 일어난 이유조차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는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저의 경험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필라델피아에 애국청년단과 애국여성단이 상륙하는 문제였습니다. 뉴욕엔 이미 상륙했다고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두 패로 나누어 한 쪽은 상륙을 지지하고 다른 쪽은 반대하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총학생회장으로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을 20명씩 나누어 패널 토의의 사회를 보았는데, 놀라운 것은 10분정도 지나니 서로 육두문자로 다투는 것이었습니다. 건설적인 토론을 주문하여도 얼마가지 않아 난상토론이 되어 도저히 토론을 계속할 수 없어 중단시켰습니다. 사회자인 저는 이들의 필라델피아 상륙을 반대하였습니다. 저의 주장은 우리 학생들이 미국까지 와서 정치에 휘말리는 것은 애국하는 것이 아니며 유학생들은 속히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여 나라에 봉사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반대하는 학생들을 대표한 저와 찬성하는 측의 학생들과 1:20의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단지 상대방이 주장하는 논지를 자세히 듣고 그것에 대한 의문을 질문을 하였던 것 밖에 없었습니다. 토론이 30분쯤 지나자 상대방 대표가 책상을 치면서 “우리는 졌지만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 할 분은 오직 정우일 회장입니다.”하며 퇴장했습니다.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반박할 말은 상대방의 주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필라델피아에 구국청년단과 여성단은 상륙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어디서 전화하는지 저에게 4만 불을 줄 테니 유럽에 가서 휴양하고 와라, 5만 불을 줄 테니 유럽의 학생활동을 지도하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칼로 배를 가르겠다는 협박을 하곤 했습니다. 나는 베어 보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물론 나는 이것을 자랑하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청취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21세기의 상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21세기의 변화는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낡은 사고나 낡은 리더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그러한 세계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술, 시장, 인력개발, 세계적인 배포망, 정보관리 등 우리가 운영하는 전략적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중요한 변화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낡은 리더와 낡은 운영방식은 오늘날의 새로운 세상에서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입니다. 경쟁은 예상하기 어렵고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정보화 시대로 이동하면서 미래 세계는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는 지속적인 개혁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리더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학도 이러한 변화를 읽고 창의성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미 1984년 21세기를 향한 창의성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6년 시작을 하였으나 몇 년 가지 않아 중단된 것으로 압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교육개혁 운동도 사라졌습니다. 그 당시 저도 이러한 교육개혁을 위한 위원의 한 사람이었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불행한 현상은 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해왔던 모든 정책은 사라지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처음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예들을 많이 봅니다. 이러한 곳에선 시작만 있고 발전이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실례를 들어 봅시다. 우리 사회는 불확실한 경제, 교육의 쇠퇴, 성폭력, 남∙북 간의 갈등,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 학원폭력, 공중도덕 부재, 노사문제, 사교육비 급증 등과 같은 문제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누가 해결하여 줄 것인가? 우리는 소위 ‘리더’를 쳐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상황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리더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absence of leadership)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리더십을 갈망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기존의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해결책을 찾지 않으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얻는 방법을 예를 가지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깊이 사고할 수 있는 리더십의 자질론이 21세기 새롭게 거론되는 것은 변화가 급변하고, 불확실한 환경 그리고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능하고 창조적인 리더십이 갈망되기 때문입니다. 학생 여러분이 우리나라의 미래 전망을 위해 깊이 사고하시면 미래가 보입니다.
한 사례를 들겠습니다. 처칠은 그의 회고록에서 제 2차 대전은 불가피한 전쟁이었는가 하고 물었을 때 그는 쓸데없는 전쟁이요 막으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깊이 생각하여 세계 제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예상하고 홀로 준비했습니다.
1938년 9월 30일 뮌헨에서 돌아온 자신을 마중 나온 군중들을 향해 주머니에서 꺼낸 종이 한 장을 자랑스러운 듯이 흔들어 보였습니다. 그것은 뮌헨에서 히틀러와 공동으로 서명 교환한 영∙독 불가침 서약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여러분 전쟁의 악몽은 이제 멀리 사라졌습니다. 여러분 지금부터 베개를 높이 하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한 연설입니다. 소위 뮌헨의 성과라고 믿고 있던 문제의 협정은 히틀러의 일방적인 공갈에 휘말린 굴욕적인 것으로 그 협정 자체만으로도 체코슬로바키아를 통째로 히틀러의 손아귀에 넘겨주는 꼴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서 뮌헨 협정은 무분별한 유화주의의 결말이 얼마나 비극적이며 앞을 내다보지 못한 지도자의 무분별한 행동이 인류에게 끼친 불행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가를 일러 준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1939년 9월 1일 새벽, 독일군은 폴란드 국경을 넘어 물밀듯이 쳐들어가 개전 3일 만에 폴란드 군을 사실상 괴멸하였습니다. 이 침략은 영국과 프랑스에 대한 독일의 선전포고나 다름없음에도 불구하고 애원에 가까운 지원조차도 묵살하고 잼버리는 협정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였습니다. 비로소 영국과 프랑스는 히틀러에게 농락당한 것을 눈치 채고 독일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였고, 그날로부터 5년 8개월 동안 살육과 파괴는 전 유럽을 휩쓸고 지구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정말로 세계 2차 대전은 불가피 한 것일까?
세계 제1차 대전의 전승국들이 독일에 대한 가혹한 처벌, 체임벌린의 히틀러와 우매한 평화협정, 프랑스 수상의 결단력이 없는 태도, 때늦은 선전포고 등이 피할 수 있는 대전을 초래하였습니다. 히틀러가 군비를 확충하고, 국론을 통제하고, 체코를 집어 삼키는 판인데도 그와의 약속을 믿고 끝까지 유화정책에 매달리는 자세는 무엇이라고 변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전쟁이 터져 주변 국가들이 침략을 당하고 있는데 전시 동원을 핑계 삼는 프랑스 수상은 그동안 무엇을 하였다는 말입니까? 서릿발이 아니라 눈발이 나리는 데 소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팔짱만을 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세계 제2차 대전을 초래한 것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반드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멀리 보고 비전을 제시하며 대처를 세우는 것이 지도자의 할 일입니다. 이것을 못하면 지도자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처를 한다면 후 날에 재앙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멀리 보고, 미리보고, 그리고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를 알고 있는 것, 그것이 위대한 지도력의 비밀입니다.
멀리 앞을 본 우리나라의 이율곡 선생은 그 당시 조선의 왕인 선조에게 장차 일본이 쳐들어올 것을 예측하여 10만 명의 정예군대를 양성할 것을 선조에게 간청을 올린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만약 율곡선생의 말을 들었으면 이 나라가 이지경이 되었겠느냐 하고 유성룡이 한탄을 하였답니다.
세계의 지도자 가운데 멀리 본 사람으로 드골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대통령 시절 닉슨에게 “나는 오늘의 정치가 아니라 내일의 신문 표제가 될 정치를 하고 있다.” 고 말할 정도로 내일의 문제를 언제나 깊이 생각한 사람이었다. 1934년 그가 대령시절 「미래의 군대」라는 책을 썼는데 그는 이미 근대전의 새로운 이론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운명은 기계가 결정한다고 주장하면서 기계는 우리 생활의 모든 분야에 변혁을 가져올 것이며, 특히 전쟁 분야에서도 예외 없이 큰 변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는 육군을 대폭 개편해야 하는데 그 방법의 하나가 10만 병력으로 기계화 부대 6개 사단을 편성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과거의 전쟁에서는 병력의 규모와 화력의 양에 중점을 두어야 하였지만 미래의 전쟁은 기동력과 돌진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1차 대전의 영웅 페탱조차도 1차 대전 때 가장 잘하였던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쟁변화를 예측하지 못하였습니다. 가장 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단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드골의 이러한 예언은 아무 관심도 끌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드골의 생각이 위험한 사상이라고 까지 혹평하였고,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 프랑스 기자가 독일의 육군사령관인 아돌프 장군과 인터뷰 할 때입니다. “귀국의 기동전 권위자는 장차 다가올 기동작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고 장군이 묻자 기자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드골을 몰랐던 것입니다. 당황해 하는 기자를 보다 못한 장군은 “당신 나라에 드골이라는 기동작전의 대가가 있지 않습니까?”하고 오히려 드골의 존재를 알려줬습니다. 독일 육군은 드골이 쓴 저서인 「미래의 군대」를 200부나 구입하여 열심히 연구를 하였지만 막상 프랑스에서는 100부 밖에 팔리지 않았습니다. 실로 독일군은 기계화 사단을 이용한 전격전을 구사하여 유럽을 순식간에 석권하였습니다. 전격전이란 전차를 중심으로 편성된 기계화병단을 공격의 주체로 삼고, 급강하 폭격기와 낙하산부대의 긴밀한 협조 지원 하에 보병이 한 지점을 강타, 돌파구를 형성하면 기계화사단이 그대로 그 돌파구를 이용해 후방 깊숙이 돌진해 나가는 전법입니다. 드골이 그토록 경고를 하였음에도 프랑스는 마지노선에만 너무 의존했다가 스당(Sedan)부근을 10일 만에 돌파 당해 통신과 지휘계통이 무너져 전투다운 전투라곤 해보지도 못하고 85만 명의 군대가 총 한번 못 쏘고 항복하였습니다.
영국의 사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30년대 들어서면서 처칠은 다가올 나치의 위험을 홀로 절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동조하고,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40년대 후반 소련의 확장주의를 처칠이 경고할 때도 귀담아 듣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지도자는 이렇게 어려운 것이요, 어느 시대나 외로운 법이다.
전쟁 중 처칠은 스탈린의 음모를 진작부터 간파하고 노르망디가 아닌 발칸 반도 상륙을 강하게 진언하였건만 미국을 포함한 연합국은 그의 충고를 일축하였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후에는 연합군의 진격 속도를 높여 가능하면 동유럽 쪽으로 진격할 수 있는 데까지 가서 소련군과 접촉을 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충고하였습니다. 처칠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결과 세계는 다시 참혹한 전쟁을 다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미리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4∙19혁명의 희생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이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리더십을 확보하는 리더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인간은 학습의 소산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에 따라 인간은 새로 태어납니다. 예를 들어 1941년 12월 7일 일요일 아침 8시 평화로운 진주만은 갑자기 들이 닥친 일본해군 항공대의 공격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총 350대의 항공기가 한 시간에 걸쳐 퍼부은 공격으로 미 태평양함대의 3분의 2의 전투력을 상실한 것입니다. 그것은 너무도 뜻밖의 일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군사 작전의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전사에 남은 성공적인 기습작전이기도 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진주만을 공격한 해군 참모장인 야마모토는 의미 있는 말을 하였습니다. 해 보이고, 가르치고, 칭찬하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리더십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진주만은 천혜의 요새로서 공격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산 너머 어뢰를 발사하기 위하여 1,000m가 필요한데 500m였고, 어뢰를 쏘기 위해서는 수심이 30m가 필요한데 12m 밖에 되지 않아서 중도에 어뢰가 땅에 부딪쳐서 폭파될 가능성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진주만과 거의 비슷한 지형을 일본에 만들고 100일 동안 훈련시켜 인간을 새로 만들어 진주만을 성공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야마모토는 거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을 새로 태어나게 만든 것입니다. 학생여러분 우리도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제2차 대전 때, 사막의 여우로 이름을 날린 독일의 롬멜 장군은 참으로 우수한 말을 남겼습니다. “우수한 지휘관이란 남보다 약간 앞을 내다보고 생각하는 것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잠이 부족하더라도 리더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조용히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안건을 구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일어나고 상황들을 심사숙고하여 관찰한다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비전입니다. 자신의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남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저도 매일 미래를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제는 항시 다르지만 주로 나의 조국, 나의 가족, 나 자신에 대하여 생각한다는 자세는 중요합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은 미래의 전망인 비전을 위하여 리더십 씨앗을 뿌렸고 지금은 리더십의 열매를 따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겐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매서운 교훈입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1970년 후반에 21세기에 도래할 경제상황을 예측하였습니다. 그들은 세계경제는 통합될 것이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들면 세계경제를 지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오래 전부터 예상된 변화를 준비하고 21세기 문턱에서 기다린 결과 경제, 군사 및 다양한 분야에서 최강을 자랑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세계경제를 거의 지배했습니다. 오늘 날 미군은 세계에서 최강의 군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리더십 산업의 덕이라고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의미를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다윈의 지적처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우리도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고 경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하루 속히 리더십 산업에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가 살길입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우리의 입장에선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조만간 우리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생각해 보신 분 있습니까? 멀리 보고, 미리보고, 그리고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를 알고 있는 것, 그것이 위대한 지도력의 비밀입니다. 우리나라야 말로 리더십을 가진 21세기의 창조적인 리더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여러분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우리가 자라던 시절을 비교하여 생활수준이 향상된 것 이외에는 주변이 그리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꿈을 꾸어야 합니다. 4∙19혁명의 열정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위해 꿈을 꾼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대한 리더들은 자신들의 꿈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감명을 주는 위대한 웅변가가 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학교 교육은 여러분을 말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지 못해 여러분 스스로 노력해야 됩니다. 말은 상대방에게 감명을 주어 비전을 실천하는데 힘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리더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자질입니다. 많은 영웅들은 말을 잘 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처칠의 딸이 “우리 아버지는 연설문을 쓰고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하는데 평생을 바치신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어쨌든 그는 제2차 대전 독일의 공습에 의하여 폐허가 되고 실의에 빠진 영국 국민들에게 “나는 여러분에게 땀과 피와 눈물을 바치는 것 이외엔 달리 바칠게 없습니다.” 란 명연설을 하여 영국 국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어 희망을 잃지 않도록 감명을 주었습니다. 그 후 그는 연설할 때 그 당시 5만 불을 받았을 정도 명연설가가 되었습니다.
고난을 극복한 예를 들어 봅시다. 1970년대 타임지가 선정한 글로벌 기업 마쓰시타전기 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좋은 예입니다. 그는 하늘이 자신에게 3가지 은총인 가난, 허약, 그리고 가방끈이 짧음을 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누구에게도 불평하지 않고 하늘이 준 은총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불행을 극복하고 일본의 경영철학을 창시한 위대한 리더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버지가 쌀장사를 하다 망해서 집안이 뿔뿔이 헤어졌고, 8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9살 때 집을 나와 혼자 살았습니다. 더욱이 결핵으로 죽음의 공포와 싸워가며 살기 위하여 일해야 했습니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든든한 친구도 없었습니다. 28세에 형제자매가 모두 죽었습니다. 그는 일본식 경영과 철학을 창출한 기업가이자 경영이념과 경영 철학을 창조한 사상가로 알려 졌습니다. 그는 70여권의 책을 출판하면서 일본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PHP(Peace and Happiness through Prosperity)연구소를 창립하여 번영을 통한 평화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운동을 했으며, 마쓰시타 정경숙을 창설하여 앞으로 일본의 장래를 짊어나갈 유능한 젊은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만년의 정력을 다 쏟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 사업경험과 스스로의 사색을 통해 경영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독자적인 경영 철학과 사상체계를 정립했습니다. 그의 경영 사상은 인간관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의 인간관이란 인간에 대한 애정입니다. 그에 의하면 부하를 사랑하지 않는 리더를 따르는 법은 없다고 합니다. 일류 사람이 일류 물건을 만들기 위하여 먼저 사람이 사람답게 만들어 져야 한다. 그의 경영활동은 이러한 윤리적 기초위에 일관되게 실천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 리더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으며, 놀라운 것은 그러한 사람들이 리더십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것 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정치 및 경제 분야 등에서 판을 치고 있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왜 21세기 리더십이 왜 중요하게 부각되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21세기의 리더는 사람을 따르게 하는 기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리더가 사람을 이끌려면 앞서야 하고, 앞서면 멀리 보아야 하고, 멀리 보면 가야하고 가면 도달해야 하고, 도달하면 모두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은 따르게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1.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2.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언제나 건강하고 자신감이 넘쳐야 한다.
3. 사람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며 위험하고 힘든 일에는 언제나 앞장을 서고, 쉽고 덕 보는 일에는 뒷전에 서며, 언제나 솔선수범한다.
4. 항상 앞을 내다보고 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일을 두고 한번 결정을 하면 망설이지 않고 줄기차게 밀고 나간다.
5. 항상 세상을 밝게 보며 용기와 희망을 고취한다.
6. 어떤 경우에도 절망하지 않으며 모든 일에 책임을 진다.
7. 고요한 마음과 명상으로 영감을 키우고 영혼을 울려 사람을 따르게 한다.
8. 하늘을 두려워한다.
9. 그리고 마하트마 간디나 넬슨 만델라와 같이 원칙 중심적인 사람들이어야 한다.
21세기는 창의성이 지배합니다.
미국에는 매년 백만 개의 벤처기업들이 탄생하고 죽습니다. 유럽은 매년 600개의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사라집니다. 어느 쪽에서 창조성이 히트를 칠 가능성이 많은지 뻔합니다. 우리의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전을 해야 합니다. 도전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실수를 용인해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대학도 이러한 변화를 읽고 유동성이 있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창조성을 촉진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부터 리더십 산업의 정착을 위해 리더십학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에서 리더십 강의를 하고 있는 데가 많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만 우리의 현실입니다. 리더십에 관심을 가진 만큼 발전합니다. 현실에 급급하여 미래를 볼 수 있는 여유나 눈을 가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4∙19혁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 리더십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위대한 리더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가 성실히 그들의 리더십 자질을 배우려고 노력한다면 우리 모두 훌륭한 리더십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학습의 소산이라고 합니다. 하면 할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리더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며, 또 아무나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며, 나이가 많아서 리더가 되는 것도 아니며, 자기 순서가 되었다고 해서 리더의 자리에 앉는 것 혹은 앉히는 것도 아닙니다. 로비에 의하여 리더가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부하들은 리더의 말이나 명령보다 행동을 보고 따른다고 합니다. 윗사람이 솔선수범할 때 부하들은 강한 동기를 느끼며 리더를 믿습니다.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당연히 리더십을 잃게 됩니다. 솔선수범은 앞장을 선다는 말이며, 앞장을 선다는 것은 희생을 의미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나아가 남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자기가 하는 것이 진정한 솔선수범입니다. 얼마나 괴롭고, 얼마나 큰 희생이 뒤따르겠는가? 그래서 리더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며, 또 아무나 되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우리의 행동에 주의를 해야 됩니다. 리더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다른 흥미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리더십의 천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가 정복에 나서면서 가지고 있는 보물을 신하에게 나눠주었습니다. 그때 충신이 대왕님의 보고가 비었다고 하자 대왕은 자신은 더 귀한 보물인 희망이 있다고 했답니다. 오늘날 많은 지도자들이 재물에 탐을 내어 소탐대실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많은 리더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위대한 영웅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속 실수를 범하는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측근들이 감옥으로 줄줄이 직행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였습니까? 그들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점령하고 부하들의 권고에 의하여 본국으로 귀환하는 가운데 지도상에도 없는 사막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병사들은 물이 없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충성을 바치는 부하들이 대왕만은 살리자고 수천 명의 물통을 짜보니 물은 한 투구에 가득 찼습니다. 이를 알렉산더 대왕에게 바쳤으나 알렉산더 대왕은 물을 사막에 쏟으며 “나는 너희들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하여 부하들도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사막을 건너 많은 부하들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러한 리더십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하여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리더입니다. 강인한 정신은 강인한 육체보다 강하다는 2천년 후에 증명하였습니다.
지도자는 신뢰 있는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와 관련이 깊은 맥아더 장군이 부하들에게 신뢰성을 주는 특유한 리더십을 지적하려 합니다.
2차 대전 중 맥아더는 때때로 부하들을 난처하게 만들기 일쑤였습니다. 백마사단장을 지낸 박현식 장군의 목격담으로 6∙25 동란 때에도 그의 버릇은 여전하여 1950년 6월 27일 대부분의 국군 병력이 38선상에서 붕괴된 후 남은 부대가 겨우 한강을 도강하여 방어선을 치고 있을 때 맥아더가 예고도 없이 동경으로부터 수원 비행장에 날아와서는 차편으로 한강 방어선을 시찰차 나온 것입니다. UN의 참전 결정만 있었을 뿐 한반도는 그야 말로 북한군의 전차대 앞에 무력한 위험한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에 연합군 최고 사령관이 수행원 몇 명만을 대동하고 최전선에 나타난 것입니다. 거구의 맥아더 원수가 그 특유의 복장과 모습(카키복, 찌그러진 모자, 색안경, 그리고 파이프를 입에 문)으로 강북의 적정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소련제 야크(YAK) 전투기 2대가 나타나 국군의 진지에 공격을 개시한 것입니다. 개전 초는 제공권까지 북이 갖고 있던 때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놀란 참모와 수행원들이 몸을 피하여 둑에 모두 엎드렸는데 맥아더는 그 큰 체구를 꼿꼿이 세운 채 강북 쪽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닉슨 대통령의 맥아더에 대한 회고입니다.
닉슨이 맥아더를 처음 본 것은 1951년 상원의원으로서 그의 유명한 연설을 듣던 상하 양원 합동 회의장이었습니다. 그는 마치 고대 신화에서나 나오는 영웅처럼 등단하였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너무도 훌륭하고 박력에 넘쳐 회의장 전체가 마술에 걸린 것만 같았습니다. 그의 연설은 열렬한 박수 때문에 여러 번 중단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라는 감동 어린 고별사를 끝냈을 때, 두 눈에 눈물을 보이던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절규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역대 대통령 누구도 받아보지 못한 의회 사상 최대의 박수였습니다.
이윽고 열광적인 박수에 답례를 하면서 맥아더가 당당한 걸음으로 단상을 떠나자 어디선가 “이것은 분명 신(神)의 소리다.”라는 경탄의 소리마저 들렸습니다. 현역 시절 그는 국가와 세계의 미래 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에게도 자기의 소신과 신념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습니다. 끝내 그의 신념을 꺾지 못한 트루먼은 그의 자리를 뺏을 수밖에 없었다.
1934년 참모총장 시절 예산 문제로 루스벨트 대통령과 정면으로 부딪혔을 때 입니다. 동행했던 육군 장관이 의당 주장해야 할 일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자, “전쟁이 나서 우리 미국 청년들의 가슴에 적군의 총검이 꽂히고 적군 병사의 구두 발이 우리 청년들의 목덜미를 짓밟을 때, 그 저주는 누구에게 향하겠습니까? 그것은 나 아닌 대통령 각하 당신의 몫입니다.”라고 하여 배석한 장관의 안색이 변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러한 신념은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습니다. 리더십은 신념의 기초위에 존재합니다. 맥아더야 말로 신념의 사람입니다.
오늘날 리더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공한 리더들은 과거 리더들을 탐구하고 역사에서 배웠습니다.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사례를 연구하지 않고는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없습니다. 성공한 리더들의 리더십 특성 및 덕목을 살펴보고, 세밀히 관찰하면 좀 더 나은 현재의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과 동기를 배우게 됩니다. 리더십이 타고난 재능이라고 하더라도 리더십 훈련과 학습이론의 발달에 의해 리더십 재능을 습득할 수만 있다면 분명히 어느 누구나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실천하면 4∙19혁명의 꿈은 달성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은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되기를 포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