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경기대학교 편 - 한국민주주의 과제
2014-09-29 15:27:49 , 1009 조회
written by 4월회
한국민주주의 과제
일 시 : 2011. 11. 23(수) 09:50~11:50
장 소 : 경기대학교
강 연 : 주준희 여성협상리더십연구원 원장
주 제 : 한국민주주의 과제
1. 들어가는 말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는 권력의 특성이라는 현실과, 이에 대한 개인의 자유의 소중함이라는 이상에 대한 논의로 시작되는 것이 타당하다. 권력은 위로 집중되고, 지속하려 하고, 남용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고,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위협할 수 있다. Lord Ancton이 말했듯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그러기에 민주주의는 몽테스키외 등 사회계약론자들이 주장한 삼권분립과 선거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하여 권력을 제한하려 하는 것이다.
4·19혁명은 권력의 남용이라는 현실에 대해, 청년의 이상주의, 원칙주의가 맞서 사회변혁을 이끌어 냈고, 민주발전의 초석을 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청년들은 전통적 권위주의 문화의 현실을 부정하며, 헌법이 표방하고 교과서가 가르치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청년의 특징은 순수한 이상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주장하고 실현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그 것이 4·19정신이다.
유교의 엄격한 위계질서 하에서 권위에 순종하고 충성하는 것만이 강조되던 기존 문화 속에서,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그 것은 민족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 보이며 몸을 던져 희생하는 우리의 영웅이었다. 그렇게 청년들은 순수한 원칙과 이상을 이 사회에 제시하고, 타협과 타락을 거부하는 몸짓을 하는 것이 맞다.
한편, 청년의 부족한 점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그래서 인간본성과 사회구조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이념에 쉽게 선동될 수 있는 것도 청년의 특징이다.
지혜롭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인생의 직간접의 경험을 통해 인간의 가능성과 한계를 깨달으며 사회의 가능성과 한계 역시 경험적으로 깨닫는 것일 것이다. 어느 인간도 완전하지 않으며 어떠한 이념도 이론도 사회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청년의 순수한 이상주의와, 어른의 지혜가 조화를 이루어야 사회는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다.
행태경제학자인 Richard Thaler가 베스트셀러 넛지(Nudge)에서 인간의 자아를 econ과 human으로 나누고 있는 데 유용한 개념인 듯하다. 이콘은 냉철하게 자신의 이익을 계산할 줄 아는 합리적인 존재이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열심히 일하고 검소하고 저축하며 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함을 이콘은 안다. 그러나 우리 속에는 또한 휴먼이 있다. 휴먼은 유혹이나 선동에 쉽게 넘어가는 비합리적 존재이자 행동하는 자아이다. 게으름을 피우고 충동구매를 하며 과다한 부채를 지고 허덕인다. 나이가 들수록 이콘이 상대적으로 강해진다. 어른의 이콘이 청년의 휴먼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어야 사회는 안전하게 발전할 것이다.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라는 시가 있다. 내 나이 스물 하고 하나였을 때 한 현명한 자가 와서 다 주어도 좋으나 마음만은 주지 말라고 한다. 많은 한숨과 눈물과 바꾸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스물 하나였고 그건 내게는 소용없는 말이었다. 스물두 살이 되고 보니 그 말은 정말 진리였다 라는 시이다.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쉽게 이념에 사로잡히지 말라, 쉽게 마음을 주지 말라, 냉철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라고 한다. 그러나 스물한 살에게는 소용없는 말이다. 선동에 쉽게 넘어가는 비합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4·19정신의 의미는 그 것이다. 진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수호하라. 아닌 것을 용기 있게 아니라고 말하라. 어른은 청년의 이상을 수용하고 현실의 맥락에서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편 2040세대는 5060세대의 지혜를 구하는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 대적하는 이분법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에 모두 필요하며 그 최적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정치의 과제이다.
2. 한국정치문화의 현주소
지난 61년 남짓한 시간 한국의 정치발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축된 것이었다. 그렇게 단시간에 봉건적 권위주의에서 군사독재로, 또 민주화로 나아간 국가는 없었다. 세계 11위를 기록한 경제력에 비해서는 정치적 발전이 뒤쳐진다고 보는 사람도 많지만,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것은 다른 발전도상국과 비교할 때 상당한 성공이라고 자축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속발전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후군은 없는 지 뒤돌아 볼 일이다. 한국의 정치문화는 여전히 분열, 갈등, 대결,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유난히 과거의 갈등과 증오의 여운이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곳이 한반도인 듯하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지금이 무슨 삼국시대라고 지역적으로 분열하고, 소련이 망하고 공산주의 국가들이 다 자유화 개방 개혁했는데 때 아닌 종북좌파니 우파니, 진보니 보수니 나뉘어 분열하고 있다. 지독히도 남의 이야기 안 듣고 자기만 옳고 상대는 악하다고 하며 이판사판 사생결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이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양보하여 합리적인 윈윈 해결책을 찾는 것을 남자답지 못한 패배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지금의 한국의 현실은 끼리끼리 우리 편은 옳고 다른 편은 틀리다는 식으로 판단하며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괴담이 판치고, SNS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했던 중우정치, 타락한 민주정치가 지배하고 있다. 사상의 자유,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 자유에는 책임이 수반되어야 하며, 근거 없는 괴담, 명예훼손, 음담패설 등은 규제되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나 히틀러의 독일 당시 독일청년들처럼 휴먼은 비이성적으로 선동될 수 있는 존재이다.
소통하는 지혜로운 이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 인류 역사상 유래 없는 급속한 정치경제적 발전을 이루어 내었고 성공적인 복지국가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통일을 이루며 선진 두뇌강국으로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민주주의의 과제는 성숙한 정치문화를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형식만을 갖추는 것이 아닌 뿌리 깊은 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
3. 성숙한 정치문화를 향하여
1) 깨끗하고 공정한 정치문화의 정착
한국 민주주의의 과제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뿌리 깊은" 문화의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 과제로 첫째, 깨끗하고 공정한 법치주의 정치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11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에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4점으로 지난 해 39위에서 43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ECD 가입 34개국 중에서는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의 1위는 9.5점을 얻은 뉴질랜드가 차지했고 덴마크, 핀란드가 공동 2위, 스웨덴이 4위를 기록하였다. 이들 상위그룹 국가들은 높은 투명성, 공정한 사회, 건강한 거버넌스를 갖추고 있다는 특성을 띄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사회는 부패 불감 현상이 만연해 있다. 반부패에 대한 인식 및 정책의 부재 속에 특권층 비리, 스폰서 검사로 대표되는 사정기관의 부패스캔들, 대통령 측근비리 등 우리는 한 번도 깨끗한 정부를 가져 본 적이 없다. 역대 정권은 하나같이 정경유착의 부정부패 스캔들이 있었다. 사업가들은 대통령과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업에 자기 사업의 20%까지 “세금”을 내야만 했다. 그리고 자본과 외화의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유래 없는 부를 축적해 갔고, 그 부는 위로 집중되었고, 이제 빈부격차는 모든 국민이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우리는 한 번도 깨끗한 정치를 본 적이 없다. 합리적이고, 공평하고, 그래서 마음 뿌듯하고, 걱정할 필요 없는 선진 정치를 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수백억의 돈을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 대통령의 형제, 처사촌, 아들 등 친인척이 수억의 돈을 받아 챙기고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갔다.
부정부패는 아는 사람, 돈 주는 사람, 나중에 도와줄 수 있는 권력 있는 사람에게 부당한 특혜를 주며, 다수를 희생시킨다. 그래서 정의롭지 못하다. 공직자는 공익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데, 돈을 받고 사적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은 최악이다. 정부는 국민의 것을 도둑질해 나누는 도적 집단으로 타락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대통령이 친인척을 단속하는 전담반을 구성하여 절대 비리가 없도록 하는 것에 상당한 인력과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 또 성역 없이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 져야 한다.
또한 한국 사회 전체에 만연한 "선물 문화", "뇌물 문화", "봉투 문화", "술사는 문화"를 없애고, 권력으로부터 특혜를 얻기 위해 돈을 주는 풍토를 근절해야 한다. 모든 관계는 공정히, 사심 없이 이루어 져야 하며 선물은 작은 성의의 표시로 족하다. 밥 사고 술사는 사람이 더 특혜를 얻을 수 있는 사회도 불의한 사회이다. 그럴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수의 이해관계가 다수의 권리와 기회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보호하여야 하며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가는 뇌물과 부정부패를 가장 큰 적으로 여기고 돈을 주지 못하는 가난한 자의 권익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깨끗한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공평하고 공정해 질 수 있다.
사회적문제가 되고 있는 빈부의 격차 문제도 사실은 공정성의 문제이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게으르고 비효율적인 사람보다 잘 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돈과 권력이 결탁하여 소수가 다수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 일단 깨끗한 사회, 페어플레이가 정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진문화에는 교육과 법치가 중요하다. 한국인은 법대로 하기보다는 봐주고 인정대로 하는 것을 선호하는 전근대적인 문화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불법과 비리의 발단이 거기서 시작된다. 불법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며 법대로 정의롭게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 한 가지 예로, 우리의 남성중심적 법원이 성범죄자를 처벌할 때 잣대로 삼는 양형 기준은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하다. 미국의 경우 아동 포르노를 다운로드만 해도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 6개 주에서 아동강간죄에 대한 사형조항이 있으며 다른 주에서도 종신형 또는 유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플로리다의 "제시카 법"은 강제추행의 경우에도 13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경우는 최소 25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 강간죄는 미국은 평균22년, 영국은 8년인데 한국은 6년 6개월이라 한다. 그리고 미국은 모든 성범죄에 대해 실형이 원칙인데 한국은 모든 성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양형 기준을 따로 두었다. 양형 개혁을 통해 형량을 올리고 실형을 원칙으로 하며 법관의 재량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이 마땅하다.
2) 합리적 소통
인간이 어렸을 때는 누구나 자기중심적이며 자기생각만을 주장하지만, 성숙해 가면서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성숙한 사람은 자신이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상대방도 옳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대화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협상을 통해 서로 윈-윈 하는 타협책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의 정치문화는 합리적 소통이 부족했다. 양당정치는 초등학교 학생들 수준도 되지 않는 어거지와 폭력에 얼룩져 있다. 자신은 백이며 절대 옳고 상대방은 흑이며 절대 악하다는 논리로 극한투쟁을 하고 국회의사당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대화를 거부하고 길거리에서 농성을 하는 것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이었다. 어찌보면 정당이 권력을 잡기 위해국민의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한 측면도 있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성숙한 어른들답게, 토론하고, 협상하고, 타협하며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하여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정치인들부터 보여 주어야 한다.
한국의 정치문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권위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다. 여자들이 모이면 남편 흉을 보고, 직원들이 모이면 상사 흉을 보고, 국민들이 모이면 대통령 흉을 본다. 그리고 그 것에 “진보”라는 이름을 붙인다. 건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놓은 박정희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지 못한다. 북한처럼 정치지도자를 신격화하는 극단도 문제이지만, 지도자와 권위 등 존경할 자를 존경하는 긍정적 정치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도 막중하다. 비판도 언론의 사명이나 한편 긍정적 시너지를 창조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다. SNS는 실명제가 아니고 이메일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책임 없는 괴담과 악담이 난무한다. 그러나 누구도 명예훼손을 하고 근거 없이 남과미풍양속을 상처 주는 트윗을 공적 공간에 날릴 자유는 없다. 이미 많은 마음 약한 사람들이 악플의 사악함에 마음이 찔려 자살했다. 따라서 책임언론법이 통과되어 인터넷을 실명제로 하고 말에 책임을 지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3) 나눔과 배려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자본주의 자유경쟁은 우리 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는 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상위 20%가 나라의 부의 80%를 차지하는 부의 집중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다수 국민의 소외감과 상대적 빈곤감을 키우는 문제가 있다. 이제는 있는 자가 솔선수범하여 나누는 따뜻한 자본주의 4.0을 실천할 때이다. 자기만 잘살고 자기 집안만 돌보는 것은 이기적이며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회전체의 복지를 생각하고, 소외된 자들,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는 공동체 의식이 강력히 요구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 못살 수는 없다.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자본주의의 바이러스처럼 자본주의의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가 심화되었을 때 나타나 20세기를 풍미하였지만, 실패로 끝나고 20세기의 에피소드로 사라져 갔다.
그 것은 인간본성에 대한 환상에 기초해 있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교육에 의해, 능력대로 일하고 필요에 따라 배분하는,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공산주의적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은 것은 환상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게으른 사람이 동등한 보상을 받는다면 거의 누구나 일을 하지 않으려 들며 하향성 평등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한국민주주의의 옵션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뒤질 수도 없다. 우리에게 유럽형 사회주의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2008년의 경제 위기 이후 유럽형 사회복지국가의 몰락과 재정파탄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민주주의는 초일류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계속해야 한다. ‘나가수’에서 가수들이 전력을 다하듯, 경쟁 속에 자신의 최상을 발휘하도록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성공하는 사람일수록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사회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결국 성장을 계속하며 나눔과 배려의 문화 속에, 알뜰한 행정으로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나누는 똑똑한 복지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대학등록금을 낮추면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며 불필요하게 대학에 오래 머무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학생들의 인턴 기회를 늘려 주는 것이 낫다. 술집과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 대신 땀 흘려 일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져야 한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당장 정부가 비효율적 공기업 일자리를 만들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가 성장하면 일자리 문제가 해결된다. 또한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해야 할 일이다. 외국인 노동자들 60만이 들어와 일하는 현실에서, 직업에 귀천은 없고 무슨 일이든 주인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정신이 청년에게 필요하다. 창업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모험심도 중요하다.
세계 경제 11위로 급부상한 한국이 어떻게 더 성장을 계속할 것인가, 그러는 한편 어떻게 빈부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부의 재분배를 이루어 선진민주복지국가로 우뚝 설 것인가 하는 것은 좌우 스펙트럼에 다양한 이해와 견해가 있으며 지혜로운 균형을 필요로 한다. 현실을 무시한 낭만적 이상주의도 위험하고 지나친 현실주의는 미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발목을 잡기도 한다. 그러나 입장이 다르고 의견이 다르다고 서로 흑백논리로 적대시하며 이전투구하기 보다는, 서로의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전체적인 그림 속에 시급한 복지의 우선순위를 정립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을 계속하여, 직업을 창출하고 누구나 보람 있는 일을 하며 잘사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며,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하는 사람을 끌어 내릴 것이 아니라 계속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산주의의 사유재산 없는 경제적 평등이 그럴듯한 것 같아도 다 잘사는 게 아니라 다 못살게 되어 망하고 만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명목적으로 전 국민 무상급식인 북한이 수백만을 굶기고 국제기구의 식량원조로 연명하는 것이 그 예이다.
나라살림은 모름지기 알뜰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처럼 거덜이 나고 국가부도 사태에 들어간다. 무상 보육, 무상 급식, 반값등록금 등 국민이 세금을 많이 내서 돈이 많다면 물론 다 좋은 일들이다. 그러나 할 일은 많고 재원은 빠듯한 데 선심 쓰다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부도난 나라들의 선례에서 배워야 한다. 무상 복지를 하려면 세금을 더 많이 걷든지, 그 건 인기가 없으니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 그 결과가 OECD 많은 국가들이 100%가 넘는 과도한 국가 채무를 안고 있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위해서는 지혜로운 복지의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들부터 심도 있게 도와야 한다. 장애아동의 복지 문제가 시급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 자폐아동의 경우 선진국의 경우 1~2세 전후에 발견하면 초등학교 입학 시에는 완치되는 아이들도 많고, OECD 국가의 다수가 무상으로 특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청각, 시각, 학습장애, 언어장애 등 장애 아동들을 장애 없는 일반 학생들과 함께 교육하는 특수교육이 내실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5월 특수교육법이 제정되었으나 예산배정의 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지자체가 많다. 부자에게 무상급식할 돈을 아껴서 이런 곳에 써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소수이고 선거권이 없어 돌보는 자가 많지 않다.
모든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공공시설을 쓰는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하나, 아직도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다. 많은 일선 시·군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휠체어 탑승 설비가 장착된 '특별교통수단' 도입을 외면해고 있다.
노인복지도 부자 아동에 대한 무상급식보다 시급하다. 선진국처럼 지방자치마다 "노인양로보건센터"가 있어 아침에 저소득층 노인을 차로 모시고 가서 식사도 하고, 건강체크도 받고, 의료 관리도 받고, 노래하기, 그림 그리기, 댄스 하기, 운동하기 등다른 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귀가하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확산되어야 한다. 한국 노인의 빈곤률은45%로 일본의 22%, 미국의 24%에 비해 두배이고 OECD 국가 중꼴찌이다. 노인 인구 두 명 중한 명이 빈곤 상태에 빠져 있고, 노인 3~5명 중한 명은 자녀와 주변인의 학대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절망에 빠진 75세 이상 노인들이 10만 명 중 160명꼴로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부잣집 아이에게 무상급식 하는 돈을 아껴서 저소득층 노인을 위해 써야 한다.
여성의 복지도 마찬가지이다. 저출산 시대에 미혼모들에게 대한 복지가 더욱 확충되어야 한다. 선진국처럼 미혼모들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부모교육, 출산지원, 입양지원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상담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부모를 잘못 만나 학대당하는 아동들을 위탁 가정에서 안전히 키우는 과정도 더 확충되어야 한다. 고아들을 시설에 버려두지 않고 입양하여 키우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에도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한 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등에 대한 보다 깊은 사회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특수복지도 아직 부족한데 전면적 보편복지는 나라 살림을 거덜 낼 수 있고 국민에게서 과도한 세금을 요구하거나 구가 채무만 증대할 수 있다. 저소득층의 고용창출에도 보다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돈 보다는 사랑과 마음과 봉사를 주는 복지가 멀쩡하게 부모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자녀들에게 대한 전면적 무상급식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4) 통일을 향하여
이 논문을 최종적으로 제출할 즈음 김정일이 사망하였다. 소련이 세운 지도자인 김일성은 소련이 망하고 나서도 건재하였으며, 김정일은 중국처럼 개방개혁을 해야 북한이 사는 것을 알면서도 굳건히 폐쇄적인 주체 체제를 유지하였다.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였다면 소련의 몰락, 동유럽의 자유화, 독일의 통일, 중국의 개방개혁과 함께 필연적으로 변화를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건재한 것은 다른 여러 가지원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라기보다는 사이비 종교집단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은 북한의 모든 종교를 없애고, 성황당까지도 때려 부수고, 인민의 빈 가슴에 스스로가 조선의 하느님이 되어 숭배를 받았다. 김정일 역시 신화적 존재로 하느님 같은 숭배를 받았다. 그러나 김정은은 너무 어리고 신적인 신비감도 깊이가 없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었다는 신화처럼 김정은은 3살 때부터 명사수였고 7개 언어를 구사한다는 등 허황된 신격화 선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종교집단의 열광적 광신도 식어가고 있는 증후가 완연하다. 이전과는 달리 많은 북한 주민들이 세계 돌아가는 일과 남한에 대해 알고 동경까지 하고 있다. 이제 한국민주주의의 과제는 최고의 전문성으로 접근하여 북한과의 통일을 현명하게 주도적으로 이루어 내는 것이다.
남한에 친북정권이 들어서기를 원할 것이므로 북한은 2012년 대선까지는 도발을 자제할 것이며, 내적으로 김정은의 권력을 다지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한편 남한의 총선에서는 안보의식과 통일의식이 투철한 정치인을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중도 및 보수 정당으로 기울어, 종북좌파가 고립되고 서울시장 선거 직후의 예상과는 달리 중도신당과 여당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도 안보와 통일의식이 투철한 강력한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게 될 것이다. 북한은 대선 이후 남한에 대한 무력 강경파와 개방개혁파간에 갈등, 김정은의 배다른 형제의 난, 친인척의 갈등을 겪을 것이며, 권력갈등에서 소외된 평양의 엘리트 뿐 아니라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 많은 난민들이 탈북하게 될 것이다. 결국은 개방개혁파에게 정권이 돌아간다. 이것은 역사적 흐름이다. 북한의 체제 실패를 우리는 통일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
통일비용을 절감하며, 탈북 난민을 사랑으로 통합해 들이고 북한의 개방개혁세력과 남한의 통일준비세력이 공치하는 특별행정기구를 북한에 세워, 당분간 남한과 별도로 관리한 후, 북핵 포기, 재산의 사유화, 문화적 동화, 대규모 투자와 경제통합, 정치통합의 단계를 밟아 5년~10년 동안 통일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강대국의 개입도 없이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의 일부로 편입되는 것을 안보적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 통일이 4강에 유리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통일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일시적인 불편함과 희생을 감수하고 자손대대로 물려줄 미래를 위해, 통일을 이루어 내야 한다. 이것은 아주 큰 지혜, 아주 큰 사랑, 아주 큰 희생을 필요로 한다. 지혜로운 국민이 통일로의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는 정치세력을 분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양보하고 희생하는 사람의 마음이 통일과정에 필요하다. 법제도나 경제적 통합뿐만 아니라, 진정한 마음이 전달되고 감동을 주어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 동포의 인간적 존엄과 가치가 회복되고, 통일을 이루며, 한반도 경제가 발전하여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서게 되는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며, 국민은 이를 위해 준비된 리더십을 선택할 것이다.
5)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한국은 이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것은 더 이상 약소국이 아닌 문화선진국, 경제대국으로 국제사회에서 바람직한 발전목표를 제시하는 리더십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의 우방관계를 공고히 하며 새로운 우방과의 관계를 개발하고 다각화해야 할 것이다. 자유, 평등,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로 국제 사회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며, 기후변화에서 모범적인 리더십을 계속해 가야 한다.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때 현지의 문화 환경을 존중하는 다국적 기업윤리를 준수해야 할 것이며, 매력적 한류문화를 확산하여 인류의 문화적 발전에 공헌하고, 이민자들을 따뜻하게 안아 동화시키는 다문화사회정책을 강화해야 하겠다.
4. 맺는 말
한국민주주의의 과제는 선진적인 뿌리 깊은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보다 문화 깊숙이 개개인의 삶에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래서 국민들이 지혜롭고 깨끗하고, 합리적이고, 따뜻하고, 넉넉하고, 강한 미래 지향적 리더십을 분별하여 선출하는 안목을 갖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정치는 권력투쟁의 장, 음모와 갈등의 장으로 인식되어 상식적인 보통사람이 정치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어 왔다. 그러나 사회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범적인 사회인, 성실하게 살아온 착한 사람들, 정직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정치에 진출해야 하고, 권력을 잡아 잘 사용해야 한다.
4·19의 정신, 청년의 깨끗한 이상은 오늘도 살아 있다. 어른들은 선거를 위한 책략으로 청년을 끼워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 지원하는지, 그 꿈과 좌절이 무엇인지 들어주고, 그에 비추어 자신을 개혁할 책임이 있다. 청년은 존경할 수 있는 어른, 영웅이 되어 줄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 깨끗한 정치를 공정하게 하며 따를 수 있는 모범을 보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러한 모범을 보일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
한편 청년은, 우리의 공동체를 지금까지 발전시키기 위해 피땀 흘려 달려 온 어른들의 노력을 알아주고, 감사하고, 존경해주고, 따라 주며,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남북, 지역, 연령, 빈부, 보수와 진보의 모든 이분법을 넘어, 국민이 한 마음 되고, 누구나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공정사회를 발전시켜가야 한다.
찬물처럼 맑고 깨끗한 청년이여, 두려움 없이 일어나 너의 마음에 품은 이상을 외쳐라. 이 사회의 양심이 되어라. 실수하면 다시 하면 된다. 찬란한 조국의 미래는 너의 것이다.